전설과 설화

무영탑(無影塔) (아사녀와 아사달의 슬픈 전설)

백산(栢山) 2024. 12. 7. 05:00

무영탑(無影塔)

 

 

(아사녀와 아사달의 슬픈 전설)

 

불국사의 석가탑을 만들었다는 백제의 석공 부부 아사달과 아사녀 사랑이야기.

 

아사달과 아사녀는 신라에서 불국사 석가탑을 건설할 때 참여한 백제의 석공과 그의 아내이다. 오랫동안 입에서 입으로 전해온 설화의 주인공으로, 실제 인물인지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불국사를 창건한 김대성은 절 안에 불탑을 세우기 위해 백제의 석공을 불렀다. 당시 백제는 석탑(돌탑)을 만드는 기술이 뛰어났는데, 그 중에서도 아사달이 가장 솜씨가 좋았다고 한다. 아사달은 김대성의 요청을 받아들여 신라로 가서 석탑을 만들게 되었다.

 

그런데 아사달이 불탑을 만든다며 신라로 떠나간 지 여러 해가 지나도록 돌아오지 않자, 그의 아내인 아사녀는 남편을 만나기 위해 신라로 향했다. 어렵사리 불국사에 도착한 아사녀는 남편을 찾았지만, 아직 불탑이 완성되지 않아 만날 수 없다며 사람들이 막아섰다.

 

당시 사람들은 불탑을 만들 때 여자를 만나면 안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는 수 없이 아사녀는 날마다 불국사 앞을 서성거리며 기다렸다.

 

하염없이 기다리기만 하는 아사녀를 가엾게 여긴 한 스님이 그녀에게 귀띔했다.

불국사 가까이에 있는 연못에서 정성껏 기도를 드리면 탑이 완성되었을 때 탑의 그림자가 연못에 비칠 것이라는 이야기였다.

 

이후 아사녀는 매일매일 연못을 들여다보며 탑의 그림자가 비치기를 기다렸다. 하지만 아무리 기다려도 그림자는 볼 수 없었다. 기다림에 지쳐 상심한 아사녀는 결국 외로움을 견디지 못하고 연못에 몸을 던져 죽고 말았다.

 

사람들이 뛰어왔을 때는, 아사녀의 꿈과 사랑과 비원(悲願)을 함께 삼켜버린 영지(影池), 아무런 일이 없었던 듯이 조용하기만 했다. 수면에는 흰구름이 흐르고 숲을 안은 불국사가 비치고 있을 뿐, 석가탑은 비치지 않았다.

 

그녀가 죽은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아사달은 석가탑을 완성했다. 아내가 그리웠던 그는 서둘러 아사녀를 만나기 위해 나섰지만, 아무리 헤매도 아내를 찾을 수 없었다. 결국 아사녀의 슬픈 죽음을 전해들은 아사달은 아사녀가 몸을 던져 숨을 거둔 연못으로 아사녀를 부르며 아사달도 몸을 던져 숨을 거두었다.

 

훗날 사람들은 아사녀가 빠져 죽은 연못을 영지’, 석가탑을 무영탑이라고 불렀다. 무영탑이란 그림자가 비치지 않는 탑이라는 뜻이다.

 

사람들은 무서울 만큼 애절한 젊은 백제 사람의 사랑을 잊을 수 없었다. 그래서 영지에 비치지 않는 석가탑은 그림자가 없다 해서 무영탑(無影塔)이라 불리었다.

 

 

*: 원본은 장편이라서 적당히 간추렸습니다.

 

 

- 불교 설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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