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행성관절염의 증상과 치료
퇴행성관절염의 증상과 치료.
관절염 악화시키는 'O자형 다리'… 반듯하게 세워 통증 완화.
시큰대고 아픈 무릎 때문에 고생인 주부 김모(56·경기도 성남시)씨, 평지를 걸을 때에도 무릎에 통증이 느껴져 먼 거리를 가려면 겁부터 덜컥 난다. 양다리가 안쪽으로 휘는 'O'자형 다리 때문에 치마를 입지 않은 지도 오래다. 퇴행성관절염이 원인이었다.
■ O자형 다리, 통증 부르고 관절염 부추겨.
퇴행성관절염은 무릎 관절을 이루고 있는 인대와 연골, 연골판, 뼈 등이 닳고 약해져 발생하는 질환이다. 원인은 노화다. 낡은 옷이 해지듯 무릎 관절 또한 오래도록, 많이 쓰다 보면 마모되고 염증이 생기는 등 이상을 일으킨다. 주로 40대 후반 이상의 연령층에서 나타나며, 보건복지부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65세 이상 여성 경우는 절반 가량이 퇴행성관절염을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의 발병이 더 흔한 이유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으나 폐경기를 겪으며 골밀도가 떨어지는 등 유전적 요인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퇴행성관절염은 통증을 동반하는 것은 물론 바닥에 앉아서 생활하는 시간이 긴 우리나라의 경우 다리가 'O'자 형태로 휘는 증상도 흔하다. 선천적인 기형이나 외상으로 인해 다리가 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의 O자형 다리는 관절의 퇴행이 원인이 된다.
정종원 바른마디정형외과 원장은 "좌식 생활과 쪼그려 앉는 자세를 자주 취하는 한국인에게는 무릎 안쪽에 염증이 발생하는 내측 관절염이 많다"며 "이 경우 다리가 안쪽으로 휠 수 있고 무릎이 받는 하중이 고루 분산되지 않아 관절염이 더욱 심해질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했다. 선천적으로 휜 다리를 가졌거나 다쳐서 다리가 휜 경우라도 방치할 경우 관절염으로 이어지기 십상이다.
자신의 관절을 유지하면서 퇴행성관절염을 치료할 수 있는 근위경골절골술은 인공관절 수술에 앞서 고려해볼 만한 시술이다. 정종원 원장이 시술에 관한 설명을 하고 있다.
■ 휜 다리 교정해 통증 없애고 손상 회복.
무릎 관절의 손상 정도가 심하고 통증으로 생활에 불편을 겪는다면 무릎 관절을 인공물로 대체하는 인공관절치환술이 필요할 지경에 이르기도 한다. 하지만 그 전에 고려해볼 시술이 또 한 가지 있다. 자신의 본래 관절을 보존하면서 치료 효과를 볼 수 있는 '근위경골절골술'이 그것이다. 정 원장은 "인공관절의 수명이 20년 안팎임을 감안할 때 교체를 위한 수술을 또 한 번 겪지 않으려면 65세 이전에는 최대한 자기 관절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며 "인공관절치환술의 경우 시술 후 관절의 운동 범위에 제약이 있는 만큼 사회 활동 등을 고려해 수술 방법을 선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근위경골절골술은 무릎 관절이 휜 방향의 무릎 아래쪽 뼈를 일부 잘라내 정상 각도를 회복해주는 시술이다. 관절의 세로축을 반듯하게 세워준다고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퇴행성관절염의 진행 정도가 아주 심한, 말기 중에서도 극단적인 경우 또는 무릎의 내외측 모두에 손상이 심한 경우가 아니라면 누구나 시술이 가능하다. 잘라내 벌어진 틈은 기구를 이용해 고정하거나 자신의 뼈 혹은 기타 충전재를 이용해 메워준다. 정 원장은 "이 시술을 통해 힘이 실리는 축을 조절하면 하중이 고르게 분산돼 통증이 가시고 손상된 연골·연골판이 회복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바닥에 앉는 것 피하고 주변 근육 강화를...
근위경골절골술은 손상 부위에 미세한 구멍을 내 치유과정에서 연골의 재생을 유도하는 미세천공술이나 내시경을 이용해 손상된 부위를 치료하는 시술과 병행하는 경우가 많고 전체 시술에는 1시간 30분~2시간 가량이 걸린다. 시술 후에는 5~7일의 입원치료가 필요하고 3주 정도 목발 등 보조기를 이용해야 한다. 정 원장은 "잘라낸 부위의 뼈가 완전히 붙는 6개월 후부터는 관절의 정상 운동기능이 완전히 회복돼 격렬한 운동도 가능해진다"며 "인공관절치환술과 달리 운동 범위에 제약이 없는 것이 특징"이라고 했다.
퇴행성관절염을 의심할 수 있는 증상은 무엇일까. 정 원장은 "평지를 걸을 때 무릎 안쪽에 통증이 느껴지거나 다리가 이전보다 휜 느낌, 발을 모으고 섰을 때 이전보다 다리 사이가 벌어진 느낌이 든다면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했다. 퇴행성관절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평소 바닥에 앉거나 쭈그려 앉아 일하는 동작을 피하고 수영, 실내 자전거 타기 등 무릎 관절 주변의 근육을 강화해주는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이 좋다. 적당한 체중을 유지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나이가 들면서 몸무게는 늘어나는 반면 운동량이 줄어드는 것 또한 무릎 관절이 받는 부담을 크게 한다.
글 이경석 기자 | 사진 염동우 기자 | 도움말 정종원 바른마디정형외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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