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담과 해학

언바우 장에 가다.

백산(栢山) 2024. 11. 2. 05:00

언바우 장에 가다.
 
 
어느 시골에 약간 그런? 사내가 있었는데, 이름을 언바우라고 불렀다.
 
이 언바우는 김생원 댁에 머슴으로 어떠한 일에도 불평, 불만이 없이 김생원의 말이라면 즉, 죽으라면 죽는시늉까지도 하는 순진무구?한 사내였다.
 
그런데. 추석 무렵이 가까워진 어느 날 저녁에 김생원은 언바우에게
"내일 아침 일찍이 장에 좀 다녀오너라." 하였다.
 
다음날 아침. 김생원은...
언바우에게 장을 봐오라는 말을 하려고 언바우를 찾으니 눈에 띄지 않은 것이었다.
 
그러자, 김생원은 언바우가 잠시 어디를 나갔나 하고 나타나기만을 기다리다 보니, 어느 덧 해가 서산머리에 걸렸는데, 그때에 언바우는 땀을 뻘뻘 흘리며 나타나는 것이었다.
 
이를 본. 김생원은 언바우에게 "오늘 장에 좀 다녀오라고 했더니, 어디를 갔다 이제 나타나느냐"고 묻자.
 
언바우 '' "어르신 저 시방 장에서 오는 길인데요." 하는 게 아닌가.
 
이 말을 들은 김생원은 오히려 의아해 "아니 무슨 장에 다녀온단 말이냐" 하니,
언바우 왈 "어르신께서 오늘 아침 일찍이 장을 다녀오라고 해서 아침도 먹지 않고 눈을 뜨자마자. 장에 가서 하루네 장을 돌아다니다가, 이제야 돌아오는 중인데요" 하는 게 아닌가.
 
이 말을 들은 김생원은 너무나 어이가 없는지라, 무슨 말을 더 할 수가 없어 그만 두고 말았다.
 
그 이후. 어느 누가 다소 문제있는 엉뚱한 행동을 하면 "너도 언바우같이 장에 갔다 온 것이냐"는 말을 곧잘 하게 되었다.
 


- 야담과 재담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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