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과 설화

우렁이 각시

백산(栢山) 2015. 11. 12. 09:30

 

 

 

 

우렁이 각시.
 
옛날에 어느 시골 가난한 노총각이 밭에서 일을 하다가 "이 농사를 지어 누구랑 먹고살아." 하자, "나랑 먹고살지 누구랑 살아."하는 소리가 들려 왔다. 다시 말하자, 대답도 역시 같았다.
 
총각은 소리가 나는 곳을 찾아가 보니, 우렁이 하나가 나왔다. 우렁이를 집에 가져와 물독 속에 넣어 두었는데, 그 뒤부터는 매일 들에 갔다 오면 밥상이 차려져 있었다.
 
이상하게 생각한 총각이 하루는 숨어서 살펴보았더니, 우렁이 속에서 예쁜 처녀가 나와서 밥을 지어 놓고는 도로 들어갔다. 총각은 처녀에게 결혼하여 같이 살자고 하니, 처녀는 아직 같이 살 때가 안 되었으니, 좀더 기다리라고 하였다. 그러나 총각은 억지로 처녀와 함께 살았다.
 
그러던 어느 날. 우렁이 각시가 들일을 나갔는데, 지나가던 관리가 우렁이 각시를 보고는 한눈에 반하여 자기 첩으로 삼으려고 부하를 시켜 데려오게 하였다. 우렁이 각시는 자기를 데리러 온 관리의 부하에게 자신의 몸에 지녔던 반지, 비녀, 겉옷을 차례로 건네주면서 사정하였으나, 끝내 붙잡혀 가게 되었다.
 
이런 사실을 알게된 총각은 우렁이 각시가 무사히 돌아오기를 애태우며 기다리다, 마침내 죽어서 파랑새(靑鳥)가 되고, 우렁이 각시도 죽어 참빗이 되었다 하는데, 새가 된 총각이 우렁이 각시를 향하여 불렸다는 민요도 전해져 오고 있다.
 
이 설화에서 나타난 파랑새는 자신의 정당한 배필을 빼앗긴 억울함을, 여자의 필수품인 참빗은 성취되지 못한 애정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민속학자들은 말한다.
 
 
 
 


- 고전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