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 가이드

산모와 보약

백산(栢山) 2012. 6. 1. 12:29

 

 

 

산모 보약은 언제 먹나

 

출산 후 언제쯤 보약을 먹는지 문의가 많다.

귀여운 자녀, 또는 손주를 보았으니 당장 보약을 해 먹이고 싶은 심정은 충분히 알겠으나 몸이 아직 약 먹을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아서 약을 운용하지 못한다면 부작용도 있을 수 있다.

 

출산이 있기까지는 열 달의 기간이 필요하다. 그동안 전신의 기운과 영양이 점점 아래쪽 자궁으로 모여서 일을 하다가 마침내 출산을 하게 되면 하늘과 땅이 뒤바뀌는 듯한 산고와 그 뒤의 탈진감이란 글로 표현하기가 마땅찮을 정도이다. 미끌미끌한 양수의 배출량도 엄청나다. 양수도 몸의 중요한 영양물질로 만들어진 진한 체액이란 뜻에서 피와 유사하다. 이렇게 기운과 체액이 엄청나게 소모되기 때문에 실제로 허약한 부인은 힘이 달려 난산이 되기도 하고 출혈이 멎지 않아 위험한 고비를 맞기도 하지 않는가! 이전에 영양이 부족하고 응급시설이 미비한 시절에는 아기 낳고 탈진 끝에 실성하는 경우들도 있었다.

 

그러나, 한편으로 보면 역시 출산이란 무슨 병 취급할 게 아니라 자연 그 자체이다. 그러므로 그동안 장시간에 걸쳐 아래로 모였던 기운이 일을 마치고 상하사방으로 돌아갈 때에도 모여들 때처럼 자연으로 차츰차츰 제자리로 되돌아가게 되는 것이니 최소한 그 기간 동안 산후 조리만 잘 하면 회복은 문제없는 것이다. 그 기간을 단정할 수는 없지만 하루 이틀에 다 돌아갈 수 있는 건 아니고 대개 삼주일(삼칠, 세이레: 21일) 정도로 잡는다. 그러므로 그렇게 휴식한 뒤에도 몸이 회복이 덜 된 듯하다면, 그 때 보약을 생각해도 늦지 않다는 이야기다.

 

그런데 만일 그보다 일찍 보약을 먹게 되면 아직 기운이 다 제자리로 돌아가기 전이므로 몸에 고루 가지 못하고 그 중에서도 기운이 조금 나은 곳은 약 기운이 많이 갈 것이고 기운이 적은 곳은 적게 가게 되어 기운의 편차가 생기면 오히려 다른 병을 얻게 된다.

 

이것은 소나기가 오면 어떤가를 상상해봐도 될 것이다. 비가 슬금슬금 오면 개울을 따라서 잘 흘러가고 땅에도 잘 베어들 것인데 소나기가 왕창 쏟아지면 개울로 흐르지 못하고 뻘물이 되어 벌판으로 흘러 넘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이런 이유로 해서 흔히 산후 삼칠 전에 일찍 보약을 쓰면 얼굴이 잘 붓고 배가 잘 아프고 오로도 덜 나가는 등 여러 가지가 나타나는 경우가 있으니 이렇게 알면 좋겠다.

 

출처:  웹사이트 <한약과 민간요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