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담과 설화

동백꽃 전설

백산(栢山) 2015. 12. 12. 10:43

 

 

 

동백꽃 전설.

 

 

옛날 남쪽 나라 청년 한 사람이 두메 산골에 머물러 살았는데, 그 마을의 아름다운 소녀와 사귀었다.

 

그들은 서로 사랑하면서 장래를 약속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그 보라빛 꿈은 하나의 물거품처럼 사라지고 말았다. 슬픈 운명이 닥쳐왔기 때문이다.

 

청년은 이 마을을 떠나야만 하게 되었다. 두 사람은 달 밝은 밤. 가까운 동산으로 올라가서 눈물을 흘리며 가슴이 미어지는 슬픈 이별을 나누었다.

 

소녀는 청년의 옷깃을 잡고 매달리며 슬픔을 속삭였고, 청년도 눈물을 흘리며 소녀를 달래 주었다.

 

"부탁이 하나 있어요, 당신의 고향인 남쪽 나라는 따뜻한 곳이지요. 다음에 오실 때는 꼭 동백나무 열매를 가지고 오세요. 그 열매를 심고 가꾸어서 열매를 얻으면 기름을 짜 내 머리를 더욱 곱게 매만져 당신에게 보여 드리고 싶습니다." 소녀는 간절히 기도하듯 이야기하였다.

 

그러나, 청년은 소녀의 손을 꼭 잡으면서 대답하였다.

"그래! 어려운 일이 아니지. 많이 가져올게"

 

청년은 이렇게 약속하고 소녀와 헤어졌다. 날이 가고 달이 바뀌어 기러기가 날아드는 계절이 다가왔다.

 

소녀는 이때나 저때나 하면서 청년이 동백나무 열매를 가지고 오기만을 손꼽아 기다렸으나 결코 청년의 소식은 그림자도 비치지 않았다.

 

소녀는 한숨과 눈물로 세월을 보내며 청년을 기다리고 기다리다가 지쳐서 마침내 죽고 말았다. 얼마 뒤, 소녀가 죽은 줄도 모르고 희망에 넘쳐 소녀를 찾아온 청년은 너무나 큰 실망에 잠겼다.

 

소녀의 죽음을 알게된 청년은 미친 듯이 소녀의 무덤 앞으로 달려가 땅을 치며 통곡했다.

 

그러나 이미 죽은 소녀는 아무런 대답도 있을 수가 없었다. 청년은 소녀에게 주려고 가져 온 동백나무 열매를 무덤 주변에 골고루 심고 떠나갔다.

 

그 뒤, 청년이 심어 놓은 동백나무 열매가 싹이 트고 자라 마침내 꽃이 피고 열매를 맺었다. 얼마 안 가서 그 동산은 동백나무로 가득 찼다.

 

그리고, 동백꽃이 빨갛게 피어 마치 불타는 꽃동산 같았다. 죽은 소녀의 넋이 한이 되어 해마다 한차례씩 불게 물이 든다고 한다.

 

 

- 고전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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