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과 설화

목전 바위 이야기.

백산(栢山) 2026. 8. 25. 05:00

 

 

목전 바위 이야기.

 

화순군 도곡면 원화리(元花里) 화남(花南) 마을 뒷산에는 목전 바위, 인괘(印匱) 바위, 혹은 주전자(酒煎子) 바위라고 부르는 바위가 있다.

 

목전 바위는 나무가 변하여 바위가 되었다고 하여 목전(木轉)’이라 하는데, 이 바위에 얽힌 전설이 전해진다.

 

고려를 개국한 태조 왕건이 왕에 등극할 당시 나주 고을 원님이 개국의 경사를 맞아 취흥을 즐기고 잠이 들었다. 그때 갑자기 뱃고동 소리처럼 웅장한 굉음이 동헌에서 들렸는데, 희귀하게 생긴 나뭇잎 하나가 동헌 뜰 앞에 떨어져 있었다.

 

이튿날 그 잎을 꺼내어 관원들에게 물어보았으나 알 길이 없었다. 며칠 후 남평장날 나뭇잎을 남평장으로 옮겨 놓고 이름을 아는 사람을 찾았다.

이윽고 해가 기울어질 무렵 바늘 장사를 하는 백발노인이 죽림사 건너편 상봉에 천년 묵은 왕자귓대[合歡木] 나무의 다섯 개 남은 잎 중 하나라고 알려주었다.

 

사실을 확인한 원님은 이상하게 여겨 밤에 수행원을 데리고 죽림골에 가 고목을 찾았다. 그리고 나뭇가지 사이 구멍에서 목에 칼이 찔려 죽은 처녀의 시체를 찾아내고, 목에 있던 칼을 가지고 죽림사에서 하룻밤 유숙하기를 청하였다.

 

주지 스님과 수행 스님들을 모아 놓고 환담을 나누던 중 스님들마다 허리에 패도가 있음을 발견하고 구경하기를 청하였다.

밤이 깊어 스님들이 졸기 시작하자 원님은 시체에서 뽑아낸 칼을 슬그머니 스님들의 칼들 속에 밀어 넣은 후 자기 칼을 찾아가도록 명하였다.

 

그리하여 시체에 꽂혀 있던 칼의 임자를 찾아낸 원님은 칼의 임자인 도창으로부터 마음속에 품은 처자를 겁탈하려다 실패한 후 보복이 두려워 처녀를 죽였다는 자백을 받아내었다.

 

원님은 주지 스님을 불러 억울하게 죽은 영혼을 위해 천도식을 올리도록 하였고, 도창은 형벌을 받은 다음, 환속(還俗)하여 어디론가 자취를 감추어 버렸다.

 

그리고 다시 원님의 꿈에 죽은 처녀가 나타나 원님 덕분에 환생하게 되었음을 고한 뒤 사라졌다, 그 후 어느 날 고목나무가 벼락을 맞아 쓰러졌는데, 세월이 흐르는 사이 검게 탄 고목의 밑동이 바위로 변하였다고 한다.

 

 

[출처] 한국학중앙연구원 - 향토문화전자대전

강동원, 화순의 전설(광일 문화사, 19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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