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담과 해학

나이 어린 신랑

백산(栢山) 2015. 4. 20. 10:19

 

 

 

나이 어린 신랑.

 

한 시골 사람이 열 살 조금 넘은 어린 아들을 장가보냈는데, 신부는 신랑보다 대여섯 살 위였다.

 

신랑이 장가갔다가 신부를 데리고 오는 날, 신랑집에는 신행(新行) 잔치가 벌어지고 많은 손님들이 모여 있었다.

 

이윽고 신부를 태운 가마가 안마당으로 들어와 가마에서 내린 신부가 마루 위로 올라서니, 어린 신랑이 신부를 보고는 손가락질을 하면서 큰소리로 외쳤다.

 

"저 여자가 왔어? 저 여자 왜 우리 집으로 온 거야?

지난번에 저 여자 집에서 밤에 잠잘 때, 나를 팔베개하고 두 다리로 나를 힘껏 끌어안은 뒤,

내 오줌누는 물건을 밤새 주무르고

그리고 내 배 위에 올라가 씩씩거리고 헐떡이며 나를 피곤하게 했어.

그런데 왜 우리 집으로 왔어? 또 날 못살게 하려고 온 거지?

저 여자가 있으면 나는 싫어! 멀리 도망갈래."

 

신랑이 이렇게 소리치면서 뒷산으로 도망치니, 손님들이 듣고 상객으로 따라온 사돈이 무안해 할까봐 크게 웃지도 못하고 입을 막고는 킥킥거리더라나...ㅎㅎㅎ

 

 

 

- 출처 / 웹사이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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