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담과 해학

맹랑한 문답.

백산(栢山) 2024. 12. 15. 05:00

맹랑한 문답.

 

옛날 어느 날.

평양감사가 이방의 재치를 시험해 보려고 대동강으로 함께 나가서 물에 떠 있는 오리를 보고

"저 오리는 십리를 가든지 백리를 가든지 언제나 오리라고만 하니 무슨 이치인가?"

 

그러자, 이방이 받아서 하는 말인 즉

"할미새는 어제 나도 할미새, 오늘 나도 할미새라 하니 그 이치는 무엇입니까?" 하고

이방이 반문하거늘 감사는 내심으로 보통이 넘는 맹랑한 이방이라고 생각하고서

 

감사는 다시 "새(鳥)장구는 다 낡아도 밤낮 새장구라고 하니 그것은 무슨 이치이겠는가?"

 

그러자, "사또께서는 북()은 동에 있으나, 서에 있으나 항상 북이라고만 하는 이치를 아시겠습니까?"

 

그 말을 들은 감사는

"()으로 창()을 찌르면 그 구멍을 창()구멍이라고 하는가, ()구멍이라 하는가?" 하니,

 

이방의 말인 즉

"사또님, 눈 오는 날에 눈()이 눈에 들어가 눈()물을 흘리면 눈()물이라 하겠습니까, ()물이라 하겠습니까?" 하는 것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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