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다음블로그.
기인(奇人) 소강절(邵康節) (5편: 완결)
(且: 또 차)를 쓰다.
과거(科擧)를 보러 가는 선비 두 사람이 소강절 선생이 사시는 마을 앞을 지나게 되었다.
선비들은 이미 오래 전부터 소강절 선생을 흠모(欽慕)하고 있었으므로 선생을 찾아뵙고 자신들의 전정(前程)과 공명(功名)에 대하여 점단(占斷)을 청하였다. 이에 선생께서는 선비에게 글자를 한 자(字) 쓰라고 하였다.
甲선비가 먼저 차(且) 자를 한 자 써서 올렸다.
선생은 글자를 받아 보시고 "축하하오. 그대는 이번 과거(科擧)에서 반드시 급제(及第)를 하게 될 것이오." 라고 점단(占斷)하였다.
이에 甲선비는 "선생께서 말씀하시는 근거가 무엇인지 알고자 합니다." 라고 아뢰니, 선생께서는 "그대가 쓴 차(且) 자는 그 형상이 펑퍼짐한 것이 사모(紗帽)와 같으므로 반드시 급제하고 장래에 공명(功名)도 얻게 될 것이오." 라고 일러주었다.
甲선비는 반신반의하였으나 다만 선생의 점(占)이 극히 유명한 까닭에 대체로 믿는 듯하였다. (且‥또 차)
다음으로 乙선비는 앞의 甲선비가 차(且) 자를 써서 좋은 점단(占斷)이 나온 것을 보았으므로 乙선비도 역시 차(且) 자를 써서 올렸다.
소강절 선생은 글자를 받아 보시고 머리를 연달아 흔드시면서 탄식하는 어조로 말씀하시기를 "그대는 공명을 얻을 희망이 없을 뿐만 아니라 생명을 보전하기가 어려울 것이니, 즉시 고향으로 돌아가 다음 기회를 준비하는 것이 좋을 듯하오." 라고 일러주었다.
이에 乙선비는 불만스러운 마음을 품고 불복하여 말하기를 "앞의 선비는 차(且) 자를 써서 길(吉)하였는데, 나는 어찌하여 상반되는 것입니까." 라고 하는지라 선생은 "앞의 선비가 쓴 차(且) 자는 그 형상이 사모(紗帽)와 같은 까닭에 공명(功名)을 얻을 가망이 있으나, 그대가 쓴 차(且) 자는 그 형상이 오뚝하여 흡사 묘비(墓碑)와 같으므로 까닭에 주로 흉(凶)한 것이다." 라고 설명하여 주었다.
밖으로 나온 乙선비는 소강절 선생께서 그 이치를 설명해 주었으나 고향으로 돌아가지 아니하고 甲선비와 함께 서울로 향하다가 날이 저물어 강변(江邊)의 객점(客店)에서 유숙하였는데, 밤중에 큰비가 내려 강물이 크게 불어난 까닭에 강을 건너갈 수 없게 되어, 두 사람은 강가에 나와 거친 물결을 일으키며 흐르는 홍수를 구경하면서 건너갈 일을 걱정하고 있었다.
마음이 답답한 乙선비는 바짝 물가로 나가 제방 안쪽에서 넘실대는 물을 보고 있었는데, 갑자기 제방이 무너져 토사와 함께 물결에 휩싸여 빠져 죽었다 한다.
〔附記〕
두 사람이 같은 글자를 썼으나 한 사람은 공명(功名)을 얻고 한 사람은 비명횡사를 하였으니, 동일한 글자를 놓고 이와 같은 현기(玄機)를 헤아리신 소강절 선생의 점(占)은 과연 신(神)의 경지에 이르렀다고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선생의 점단비화(占斷秘話)는 이밖에도 많이 있으나 모두 어려운 한자(漢字)를 해석한 것이므로 이를 번역하여 옮기려 하면 한자(漢字)의 지원이 원활하여야만 가능한데, 한자의 지원이 제한적인 환경에서는 번역하여 옮길 수가 없다.
그러므로 소강절 선생의 비화는 여기에서 마무리하고 다음은 번역하여 옮기는 것이 가능한 야화(野話)들을 찾아 차례로 소개하고자 한다.
*본 기인 소강절 선생 이야기는 역학에 다소 조예가 있으신 분에게 공감이 클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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