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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부자와 개 이야기.
화순군 화순읍 강정리에 박팔만이라는 부자가 살고 있었다.
박 부자는 검정색 암캐를 키우고 있었는데, 짐승이지만 위엄이 있고 지혜가 사람을 능가하였다.
이 개가 짖기 시작한 뒤부터 마을에 도깨비가 나타나지 않았다. 한 번은 집에 들어온 도둑을 잡아 소경을 만들어 놓기도 했다.
그러던 어느 날부터인가 이 개가 밤마다 후원을 향해 짖기 시작했다. 열흘이 되어도 짖기를 그치지 않자, 마을 사람들의 원성이 자자하고 박 부자 역시 참지 못하여 이튿날 아침 개를 죽이도록 명하였다.
개가 죽은 날 밤, 전라남도 나주군의 남평으로 시집간 박 부자의 딸이 꿈을 꾸었는데, 개가 자신의 새끼에게 마지막 인사를 전하면서 박 부자 집 후원에 구렁이가 있다는 사실을 알려 주는 내용이었다.
꿈에서 깬 딸은 불길한 마음에 바로 친정집을 향해 길을 나섰다. 염재와 땀재를 넘어 집에 도착했을 때 개는 이미 죽어 있었다. 딸은 안타까워하며 박 부자에게 간밤에 꾸었던 꿈의 내용을 들려주었다.
이 말을 들은 박 부자가 후원으로 가보니 과연 고목 밑 굴속에 큰 구렁이가 혀를 날름거리고 있었다. 박 부자는 구렁이를 죽이기 위해 끓는 물을 굴에 부었다.
구렁이는 놀라 몸부림을 치며 괴성을 질렀다.
이 괴성을 듣고 사방에서 수백 마리의 뱀 떼가 박 부자를 향해 몰려들었다. 이에 놀란 박 부자가 당나귀를 타고 대곡 앞길을 지나 압곡까지 도망갔으나 뱀 떼 역시 계속 쫓아왔다.
할 수 없이 광주까지 가기 위해 너릿재를 넘어가는데 결국 뱀 떼를 떼어내지 못하고 물려 죽고 말았다.
박 부자가 죽은 후 그의 집은 망해 흉가가 되었고, 박 부자의 집터는 오동나무 밭이 되었다고 한다.
[참고문헌] 강동원, 『화순의 전설』(광일 문화사, 1982)
[출처] 한국학중앙연구원 - 향토문화전자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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