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 도둑이 명판관이요.
원제 : 單袴猶惜(단고유석)
시골사람 하나가 밤에 자기 처를 희롱하며
『오늘 밤에 그 일을 반드시 수십 차 해 줄테니, 그대는 어떠한 물건으로 나의 수고에 보답하겠느뇨?』 하니 여인이 대답해 가로되,
『만약 그렇게만 해 주신다면 제가 세목(細木) 한 필을 오래 감춰둔 것이 있는데, 내년 봄에 반드시 열일곱 새 누배과를 만들어 사례 하리오다.』
『만약, 기약만 지켜주면 오늘밤 들어, 하기를 열일곱 번은 틀림없이 해주리라.』
『그렇게 하십시다.』
이날 밤. 남편은 일을 시작하는데, 일진일퇴의 수를 셈하기 시작하며 가로되,
『일차……이차……삼차.』
이렇게 세니 여인이 가로되,
『이것이 무슨 일차, 이차입니까? 이와 같이 한다면 쥐가 나무를 파는 것과 같으니까, 일곱새 누배과 커녕 단과도 오히려 아깝겠소이다.』
『그러면, 어떻게 하는 것이 일차가 되는가?』
『처음에는 천천히 진퇴하여 그 물건으로 하여금 나의 음호(陰戶)에 그득 차게 한 후에, 위를 어루만지고, 아래를 문지르며 왼쪽을 치고 오른쪽에 부딪쳐서, 아홉 번 나아가고 아홉 번 물러감에 깊이 화심(花心)에 들이밀어, 이와 같이 하기를 수백 차를 한 후로 양인이 마음은 부드러워지고, 사지가 노글노글하여 소리가 목구멍에 있으되 나오기 어렵고, 눈을 뜨고자하되 뜨기 어려운 경지에 가히 이르러, 「한번」이라 할 것이라. 그리하여, 피차 깨끗이 씻은 후에 다시 시작함이 두 번째 아니겠소?』
하며 이렇게 싸우고 힐난하는 즈음에 마침. 이웃에 사는 닭서리꾼이 남녀의 수작하는 소리를 들은 지 오래라. 크게 소리쳐,
『옳은 지고, 아주머니의 말씀이여! 그대의 이른바 일차(一次)는 틀리도다. 아주머니의 말씀이 옳다. 나는 이웃에 사는 아무개로서 누구누구 두세 친구가 장차 닭을 사서 밤에 주효나 나눌까 하므로, 그대의 집 두어 마리를 빌리니, 후일에 반드시 후한 값으로 보상하리라.』 하니, 그 도둑이 채 말을 끝내기도 전에 그 여인이,
『명관(名官)의 송사(訟事)를 결단함이 이와 같이 지공무사(至公無私)하니, 뭐 그까짓 닭 두어 마리가 어찌 아깝다 하리오.』 하고 다시,
『값은 낼 필요가 없도다.』 이와 같이 시원하게 대답하였다.
- 야담과 재담 -
@필독 사항@
*상기 본문과 관련 없는 “단순 인사성 비밀댓글”은
차단 및 삭제하겠습니다.*
'야담과 해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언바우 장에 가다. (69) | 2024.11.02 |
---|---|
하녀의 학질을 고친 재상(宰相) (104) | 2024.10.26 |
도적질도 손발이 맞아야 (80) | 2024.10.03 |
군시양의(君是良醫) (81) | 2024.09.26 |
어느 효자의 지혜. (79) | 2024.09.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