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일홍(百日紅)의 전설.

백일홍(百日紅)의 전설.

 

 

 

오래 전 옛날, 어느 바닷가 근처의 어촌 마을에서 머리가 여럿 달린 거대한 이무기가 나타나 어부들을 잡아먹고 태풍을 일으켜 수많은 사람들을 죽이는 악행을 저질렀다.

 

그러자 사람들은 이무기를 달래기 위해 젊고 어여쁜 처녀를 이무기의 제물로 바쳤지만 이무기의 극성은 날로 심해졌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마을에 젊은 떠돌이 무사(武士)가 하룻밤을 묵게 되는데, 마을 사람들로부터 이무기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이번에 제물로 뽑힌 처녀와도 사랑에 빠지게 된다.

 

무사(武士)는 이무기를 처치하겠다고 공언했고, 처녀는 무사의 용기에 반해 그를 도와주기로 결심한다.

무사(武士)는 떠나기 전 자신이 이무기를 처치하는데 성공하면 하얀 기(旗)를 올리고, 자신이 이무기에게 죽게 되면 붉은 기(旗)를 올리겠다고 얘기한 뒤 이무기를 잡으러 배를 타고 떠난다.

 

그 뒤 처녀는 일주일간 잠도 자지 않고 열심히 기도를 올렸다.

그리고 마침내 일주일 후 약속된 날, 처녀는 무사(武士)가 탔던 배가 보이기만을 간절히 기다리다가 붉은 기(旗)가 걸려 있는 것을 보고는 크게 놀랐다.

 

결국 처녀는 무사(武士)가 전사한 줄 알고 상심해 슬피 울다, 스스로 바다에 몸을 던져 목숨을 끊고 말았다.

 

하지만 처녀의 오해와는 달리 무사(武士)는 멀쩡히 살아있었다.

사실 무사(武士)는 이무기를 퇴치한 다음 하얀 기(旗)를 걸었는데 이무기의 목을 벨 때 그 피가 하얀 기(旗)에 튀면서 붉게 물든 것이었고, 이를 미처 보지 못하고 돌아온 것이었다.

 

돌아온 무사(武士)는 마을 사람들이 전해 준 처녀의 부고를 듣고 자신의 실수를 후회하고 슬퍼하였다. 사람들과 무사(武士)는 안타까움의 눈물을 흘리며 처녀의 시신(屍身)을 건져 근처 언덕의 양지바른 곳에 묻어주었다.

 

시간이 흘러서 봄이 되자, 처녀가 잠든 무덤가에 작고 예쁜 붉은 꽃 한 송이가 백일(百日) 동안 피어 있다가 시들었다.

 

촌장(村長)은 이 꽃을 쓰다듬으며 안타깝게 숨진 처녀의 이루지 못한 사랑이 꽃으로 다시 태어나 100일 간 처녀의 사랑을 밝혀주고 있다면서 그 꽃을 백일홍(百日紅)이라 불렀다고 한다.

 

 

 

- 옮겨온 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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