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삿갓 시(詩) (38)
길가에서 처음 보고.
그대가 시경 한 책을 줄줄 외우니
나그네가 길 멈추고 사랑스런 맘 일어나네.
빈 집에 밤 깊으면 사람들도 모를 테니
삼경쯤 되면 반달이 지게 될 거요. - 김삿갓
길가에 지나가는 사람이 많아 눈 가리기 어려우니
마음 있어도 말 못해 마음이 없는 것 같소.
담 넘고 벽 뚫어 들어오기가 어려운 일은 아니지만
내 이미 농부와 불경이부 다짐했다오. - 여인
가상초견(街上初見)
芭經一帙誦分明 客駐程참忽有情
파경일질송분명 객주정참홀유정
虛閣夜深人不識 半輪殘月已三更 - 金笠詩
허각야심인불식 반륜잔월이삼경 - 김립시
難掩長程十目明 有情無語似無情
난엄장정십목명 유정무어사무정
踰墻穿壁非難事 曾與農夫誓不更 - 女人詩:
유장천벽비난사 증여농부서불경 - 여인시
김삿갓이 어느 마을을 지나는데 여인들이
논을 메고 있었다.
그 가운데 한 미인이 시경을 줄줄 외우고 있어서
김삿갓이 앞 구절을 지어 그의 마음을 떠 보았다.
그러자 여인이 뒷구절을 지어 남편과 다짐한
불경이부(不更二夫)의 맹세를 저 버릴 수 없다고
거절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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