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담과 설화

꿈보다 해몽이 더 좋아

백산(栢山) 2015. 7. 6. 09:53

 

 

 

꿈보다 해몽이 더 좋아.

 

 

신라 제36대 혜공왕 16년(780년). 나라에 큰 변란이 일어났는데, 김지정(金志貞) 등이 왕을 없애려고 일으킨 역모. 즉, 반란이었다. 이때 김경신(金敬信)은 이찬(伊飡)으로 상대등(上大等) 김양상(金良相: 선덕왕)과 함께 김지정(金志貞)의 난을 평정, 그 공로로 선덕왕이 즉위 한 뒤 상대등이 되었다.

 

세상이 어수선하고 인심도 흉흉한 시기였는데, 이 반란의 징조가 꿈에서 비롯됐고 꿈과 일치했다는 점이 역사상 특이하다.

 

하루는 김경신(金敬信)이 자기 집에서 잠을 자는데, 꿈속에서 자신의 복두(모자)가 벗겨지므로 흰 갓을 쓴 채 거문고 12현금을 들고 천관사(김유신의 옛 애첩인 천관녀와 관계가 있는 절, 전남 장흥 소재)의 우물로 들어가는 꿈을 꾸었다. 꿈이 너무나 이상하여 김경신은 해몽을 잘하는 점쟁이를 불러 무슨 꿈인지 물어보게 되었다.

 

점쟁이는 "복두가 벗겨졌으니 현직에서 물러날 징조이고, 거문고는 형틀과 비슷하니 죄수가 될 신세이며 우물 속으로 들어갔으니 옥에 갇히게 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 말을 듣고 너무나 기가 막히고 괴이하여 김경신은 집밖에 나가지 않고 집에만 틀어 박혀 두문불출하던 어느 날. 집으로 아찬[당시의 벼슬 이름] 여삼이 찾아왔다.

 

꿈이 마음에 걸린 김경신은 여삼에게 꿈의 자초지종을 이야기하게 되었다. 그런데 이 말을 전해들은 여삼은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김경신을 향해 큰절을 올리고는 좋은 꿈을 꾸었다고 말했다. 여삼의 해몽은 점쟁이와는 정반대였다.

 

"복두를 벗었으니 이는 더 이상 위에 사람이 없다는 뜻으로 가장 높은 사람이 되며 흰 갓을 썼다는 것은 면류관에 쓸 것을 암시하고 12현금 거문고를 들었으니, 내물왕의 12대 손에게 왕위가 양위된다는 징조이다. 또 천관은 하늘 천자, 벼슬 관자로 하늘에서 벼슬을 한다는 뜻이니 왕궁인 궁궐로 들어간다는 꿈이다."라고 말했다. 이 말을 듣자 김경신은 "그 무슨 엉뚱한 말이오. 내가 어떻게 왕이 된다는 얘기요. 나보다도 김양상(金良相과 가까운 김주원(金周元)도 있는데 말이 되겠는가?" 라고 말하면서 마음속으로 걱정했다.

 

그러자. 여삼은 "알천=閼川 [현재. 북천=北川]의 신에게 정성 들여 제사 지내면 소원대로 된다." 고 덧붙여 말했다. 이 말을 들은 김경신은 밤마다 남몰래 북천의 신에게 정성을 다하여 제사를 지냈다.

 

그 후, 6년이란 세월이 지나 선덕왕을 계승키로 왕위에 추대된 왕의 족자(族子:조카) 김주원(金周元)이 홍수로 알천(閼川)을 건너오지 못하자. 이를 하늘의 뜻으로 믿은 대신들에 의해 왕위에 올랐다. 아찬 여삼의 예언했던 것처럼 왕이 되었는데, 그가 바로 신라 제38대 원성대왕이다.

 

 

 

- 출처 / 웹사이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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