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담과 설화

선녀바위 이야기

백산(栢山) 2015. 10. 10. 09:33

 

 

 

선녀바위 이야기.

 

강원도 철원 김화읍에 수태골이란 마을이 있다. 여기엔 효성이 지극한 남매에 얽힌 사연을 전하는 선녀바위라는 바위가 있다.

 

어느 해. 봄을 맞은 수태골은 춘궁기였다. 더욱이 흉작으로 인한 춘궁기는 견디기 어려운 고통이었다. 이 마을에 남매를 둔 한 어머니가 있었는데 병환으로 누워 있어야만 했다. 오빠의 이름은 영돌이고 동생은 영순이 라는 소녀였다. 보통사람도 견디기 힘든 시기라 남매는 어머니 걱정에 먹을 것을 구하러 떠났다.

 

하지만, 막상 나와보긴 했지만 대책이 없어 영순은 손가락에 피를 내어 쇠의 피라 하고 영돌은 자기의 허벅지 살을 베어 돼지고기라 하여 어머니에게 선사하였다. 하지만 이런 때에 너무 귀한 것들이라 어머니는 눈치를 채고 만다. 배고픔이 무슨 죄일까.......! 무슨 죄기에 이 가족은 괴로워해야 했을까!

 

그런 일이 있은 후, 한 노승이 지나가다 남매 어머니의 심한 병환을 보고는 처방을 일러주었다. 그건 세 가지 약초를 캐어 약을 지어 드려야 하는 것이었다. 뜻밖의 기쁨으로 남매는 산 속을 헤매기 시작했다. 그러다, 약초 중에 두 가지는 구할 수 있었으나 모연실이라는 약초는 구할 수 없었다. 몇 날 몇 일이 지났을까 남매는 큰산을 다 뒤졌다.

 

그러던 어느 날, "오빠 저기 봐 ! 모연실이야!" 영순은 드디어 발견했던 것이다. 하지만 그 약초는 안타깝게도 벼랑 끝에 있는 게 아닌가! 영순과 영돌은 서로를 붙잡아 몸을 늘여 그 약초를 꺾으려는 순간, "앗 ! 아니야 모연실이 아니야!" 영순의 판단이 틀렸던 것이다.

 

순식간에 찾아드는 허탈감에 영순과 영돌의 어깨에 힘이 빠져 영순은 그만 벼랑 아래로 떨어지고 영돌도 잡으려다 떨어졌다. 그들은 이웃사람에게 곧 발견되었고 소식을 들은 어머니는 자리에서 일어나 그 곳에 가서는 울음을 터뜨렸다. 영돌은 가까스로 살아났으나 영순은 그만 일어나지 못했다. 병석에서 엉겁결에 일어난 어머니는 병이 낳았다.

 

영순의 그 일이 있은 후, 그 바위가 선녀처럼 보여 선녀바위라 불린다 한다.

 

 

- 고전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