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담과 해학

거짓 도둑놈

백산(栢山) 2015. 5. 15. 09:50

 

 

 

거짓 도둑놈.  

 

조관(朝官)자리에 있는 이가(李哥)라는 자가 있었다. 그는 원래 호색한이라

자기가 부리고 있는 여종들을 돌아가며 훔치는 버릇이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의 일이다.

그 날도 여종 하나를 이끌고 자신의 장원(莊園)에서 막 거사를 하고 있을 때였다.

 

숲에서 나무사이로 뵈는 그 광경에 하인들이 잘못 알고...

"이 도둑놈아~" 하고 소리치며 몽둥이를 들고 달려오자, 그만 이가(李哥)의

처지는 말할 수 없이 난처하게 되고 말았다.

 

이가(李哥)는 한 꾀로 여종을 급히 나무숲에 숨긴 다음 갑자기 나타나서

한마디했다. "도둑놈이 어디 있느냐?"

 

그러자 사실을 알아차린 하인들은 터져 나오려는 웃음을 겨우 참으며,

"방금 전에 놈이 담을 넘어 도망쳤습니다요." 하고 대답했다.

 

그러자 이가는 천천히 돌아서며, "내가 놈을 보았으면 한 주먹에 쳐 없앴을 것이다."

하고 큰소리를 치니 하인들이 서로 쿡쿡 찌르며 소리 죽여 웃었다고 한다.

 

 

 

- 출처 / 웹사이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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