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담과 해학

바위로 변해버린 하녀

백산(栢山) 2015. 6. 5. 09:48

 

 

 

바위로 변해버린 하녀.

 

 

안동군 예안에서 약 8㎞ 떨어진 곳에 큰 연못이 하나 있다. 그 못은 800년 전에는 못이 아니라 큰 부잣집의 집터였다고 한다.

 

그런데, 그 집주인은 매사에 인색하기 짝이 없어 동리 사람들은 그를 돼지라고 불렀다. 하루는 그 집에 어떤 스님이 지나다가, 그 부잣집 주인에게 시주를 좀 해 줄 것을 청하였더니 주인 영감이 나오면서 하는 말이 "우리 집에는 개 줄 것은 있어도 너 줄 것은 없다." 고 하였다.

 

그래도 스님은 시주를 해 줄 것을 부탁하였더니 주인 영감은 삽을 들고 마굿간에 들어가 말똥을 한 삽 떠다가 스님의 바랑에 넣어 주었다. 그래도 스님은 고맙다 하고 나가는데, 마침 그 집 하녀가 이 광경을 보고 너무나 스님이 가엾다는 생각이 들어 주인 영감 몰래 스님을 불러다가 곡간에 있는 쌀을 한 그릇 떠 바랑에 넣어 주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쌀이 바랑 밑으로 모두 새어 흩어지고 말았다. 스님은 쌀을 하나씩 주우면서 "내일 아침 이곳에 큰 홍수가 나서 이 집은 큰못이 될 터이니 너는 내일 날이 밝는 즉시 이 곳을 피하여 뒷산으로 올라가되 뒤를 돌아다보지 말고 올라가야 살 것이다." 라고 말하였다.

 

이튿날. 먼동이 트자 말자 하녀가 보따리를 싸 가지고 바삐 산으로 올라가는데, 갑자기 하늘에 구름이 끼고 천둥소리가 나더니 별안간 큰 소나기가 쏟아지기 시작하였다. 하녀는 너무나 무섭고 겁이 나서 허겁지겁 산을 올라가며 뒤를 돌아보고 싶었으나, 스님이 한말을 생각하며 간신히 참았다.

 

산을 반쯤 올라갔을 때였다. 하늘이 째어지는 것 같은 천둥소리에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뒤를 돌아다보고 말았다. 그랬더니 자기가 살던 집은 간 곳이 없고 그 자리에 커다란 못이 생겨져 있었다. 더욱 겁에 질린 하녀는 안간 힘을 다해 산으로 올라가려 했으나 발이 땅에 붙어 꼼짝도 할 수가 없었다. 그만 하녀는 바위로 변하고 말았던 것이다.

 

지금도 그 바위는 거기 서 있는데, 이 고장 사람들은 이 바위를 가리켜 망부석이라 부르고 있다.

 

 

- 출처 / 웹사이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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