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구죽천이로다. 김삿갓이 어느 날 오후에 허름한 차림새로 어려서부터 죽마고우로 지냈던 친구 집에 찾아들었다. 김삿갓의 거지같은 몰골을 본 친구는 금방 인상이 달라지며 못 마땅해 한 것이다. 그러나, 오래간만에 만났으니 문전박대는 할 수가 없어 방안으로 들이며 아내에게 귓에말로 신호를 알려 주었다. 그리고 두 사람은 그동안의 안부와 환담을 나누는데...부엌 쪽에서 친구 부인의 외침이 인량비백이오 하는 것이다. 이 말을 들은 김삿갓이 풀이해보니 人良比白이란? 人에 良을 합치면 밥(食)자에 比에다 白을 합치면 다(皆)자이니 밥이 다 되었다는 신호인 것이다. 그러자 친구가 하는 대답이 월월산산커든으로 댓구를 하였다. 月月山山 이를 풀이하면 月月을 합치면 친구 朋에 山山을 합치면 나갈 出이니 친구(朋)가 나가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