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를 돌며

유달산 대학루(待鶴樓) 이야기

백산(栢山) 2016. 1. 21. 09:30

 

대학루(待鶴樓) 전경.

 

 

대학루(待鶴樓)

 

유달산 입구에서 계단을 따라 천천히 오르다보면 제일 아래 부분에 있는 누각으로 1984년에 시민의 휴식공간으로 세워졌다.

해 년마다 태풍이나 강한 바람으로 정자나 다른 시설물이 목재를 사용하기가 힘들어 모든 시설물이 철재나 석재, 콘크리트로 축조할 수밖에 없다. 대학루도 그러하다. 오래된 정자가 유달산에 없는 것도 이 때문은 아니었을까?

 

대학루는 '학을 기다린다'는 뜻이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유달산 누정 중에 삼학도와 가장 가까워서 삼학도를 가까이 볼 수 있다. 아마 대학루에 올라선 사람이면 누구든 전설에 나오는 세 마리의 학이 돌아오길 소원할 것 같다.

 

옛날 유달산에는 무예를 익히던 한 장사가 있었다. 근처에는 세 처녀가 살고 있었는데 장사의 늠름한 모습에 마음을 빼앗기고 말았다. 이를 눈치 챈 장사는 세 처녀를 불러 무예 정진에 방해가 되므로 수업이 끝날 때까지 멀리 떨어진 섬에서 기다려 줄 것을 요청했다.

 

세 처녀는 장사의 말대로 멀리 떨어져 기다리기로 하고 돛단배에 몸을 실었으나 장사는 차마 이들을 떠나 보낼 수 없어 이들이 탄 배를 향해 화살을 날렸다.

 

이윽고 배는 두 동강이 나서 가라앉고 그 자리에서 세 마리의 학이 솟아오르더니 구슬픈 울음을 남기면서 다시 가라앉아, 그 자리에서 세 개의 섬이 솟아올랐다.

 

이 세 개의 섬이 삼학도(三鶴島)이다.

 

이곳에서는 목포8경에서 '삼학도의 시원한 바람 학도청람(鶴島晴嵐)'에 해당한다. 그 운치를

三鶴紺霜水國秋 無人不作賞楓遊 醮波荏ㅇ夕陽唐 綠錦江爲紅錦江

삼학도가 서리를 머금어 목포(물의 고향)에 가을이 오니
아무도 기약하지 않지만 단풍놀이를 즐기는 구나.

갈대물결에 고즈넉히 석양에 물들으니
푸른 비단물결이 붉은 강물로 변했구나.

 

대학루의 휴게소를 지나는 길에 오른쪽으로 어린이 헌장탑이 있다. 어린이 헌장탑 위로는 매점들이 들어서 있고 조금만 더 오르면 큰 바위 위에 '목포의 눈물' 노래비가 있다.

 

노래비에서는 '목포의 눈물', '목포는 항구다' 등 목포와 관련된 노래들이 흘러나온다. 모든 사람들에게 '바다'와 '항구'로 대변되는 목포의 이미지는 아마 이난영의 '목포의 눈물' 때문이 아닌가 싶다.

 

 

한국매일. 문화 / 김은희.

 

대학루(待鶴樓) 현판.

 

노적봉 방면에서 바라 본 대학루(待鶴樓).

 

달선각 방면에서 바라 본 대학루(待鶴樓).

 

 

탐방: 2016년 1월 3일.

봉구아재 사랑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