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과 설화

와리(瓦里)와 개구리.

백산(栢山) 2026. 5. 5. 07:00

- 사진 출처 / 다음 백과 -

 
 
와리(瓦里)와 개구리.
 
 
경기도 안산시 와동(瓦洞)은 와리(蛙里)에서 그 유래를 찾을 수 있다. 이는 옛날에 개구리 ‘와(蛙)’자를 쓰던 때가 있었다는 이야기인데, 이에 따른 재미있는 이야기가 전해 오고 있다. 옛날에 이곳에 매우 가난한 농부 하나가 살고 있었다. 어느 여름날 하도 배가 고파 개구리를 잡아서 끓여 먹으려고 뒷산인 광덕산 골짜기로 들어갔다. 그곳에는 두꺼비와 개구리가 많았던 것이다. 하지만 그날따라 개구리가 보이지 않았다. 고심을 하고 있는 농부 앞에 커다란 두꺼비 하나가 눈을 부라리고 앉아 있었다. 허기진 농부는 두꺼비라도 잡아먹을 생각으로 손을 내밀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여남은 마리의 두꺼비가 무리를 지어 나타나는 것이었다. 예부터 두꺼비는 독(毒)이 있어 잡아먹지 못한다는 말을 들었으나 하도 배가 고파서 그런 생각을 한 것인데, 두꺼비들이 떼를 지어 다가오고 있었으므로 얼른 그 자리를 피하였다. 날은 차차 어둡고 비까지 뿌리기 시작하였다. 그때 야트막한 숲에서 개구리 우는 소리가 들려왔다.
 
숲을 헤치고 들어가자 커다란 개구리 하나가 보였다. 농부가 다가가자 개구리는 도망을 치기 시작하였다. 뒤를 쫓아가 잡으려 하자 이번에는 개구리들이 떼로 나타나 하소연하듯 농부를 쳐다보면서 입을 벌름거렸다. 그 순간 농부는 ‘아무리 말 못하는 짐승이라도 저것도 생명이 있는 짐승인데 잡아서 끓여먹다니 안 될 말이지.’ 하고 잡을 것을 포기하고 빗속을 천천히 걸어서 내려왔다.
 
그때 어인 일인지 풀숲에 큰 바가지 하나가 보였다. 다가가 풀을 헤치고 살펴보니 바가지에는 쌀이 가득 들어 있었다. 하도 반갑고 황홀하여 베적삼을 벗어 거기에 쌀을 쏟아 가지고 오려고 하였다. 그러나 쏟고 나서 빈 바가지를 보니 이게 웬일인지 또 쌀이 가득 담겨 있지 않는가.
 
농부는 정신을 차리고 가만히 생각해 보았다. ‘그래, 이건 분명 개구리들이 자신을 살려준 대가로 준 거야.’ 농부는 그 은혜의 쌀을 정도껏 가지고 내려와 행복하게 살았으며, 그때부터 사람들은 이 마을을 개구리 ‘와(蛙)’자를 써서 와릿골 또는 와리(蛙里)라고 불렀다 한다. 그런데 그 후 어떤 연유인지는 몰라도 개구리 ‘와’ 대신에 기와 ‘와(瓦)’자를 쓰고 있다. 그러나 이에도 나름대로의 연유가 있을 것이다.
 
 
 
- 『내 고장 안산』(안산문화원, 199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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