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녀의 학질을 고친 재상(宰相) *원제: 인병간비(因病奸婢) 어떤 재상(宰相)의 처가댁에 어린 여종이 있었다. 이름은 향월(向月)이요, 나이는 18세에 제법 자색을 지녔다. 재상은 늘 향월을 사랑해 보려 하였으나, 기회를 얻지 못하였었다. 때마침 향월이 학질(虐疾)에 걸려 고생을 하는 중이었다. 그때. 재상의 벼슬은 내국의 제조(提調)였다. 하루는 그의 장모가 사위인 재상에게 청하기를, 『우리 향월이가 학질로써 이다지 고생을 하는데, 내국에는 반드시 좋은 약이 있을 것이니 한번 약을 구해서 치료해 주는 것이 어떻겠는가?』 하기에 그는, 『그럼, 어느 날, 어느 때, 그 병이 더 심해지는지요?』 하고 묻자. 장모는, 『바로, 내일이라네.』 하고 대답하니 그 재상은, 『그럼, 내일 공무를 끝낸 뒤에 좋은 약..